라이카 Q3를 처음 손에 쥐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묵직한 마그네슘 바디의 감촉, 셔터를 누를 때 들려오는 절도 있는 소리, 그리고 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세상의 질감.
라이카에는 다른 카메라와는 결이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후 라이카 Q3 43이 출시되면서 두 모델을 번갈아 써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오늘은 라이카 Q3 vs Q3 43 솔직한 사용 후기와 함께 차이·장단점·느낌 등의 요소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라이카 Q 시리즈, 어떤 카메라인가

사진 출처 (esquirekorea)
라이카 Q 시리즈는 M 시리즈의 수동 조작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를 위해 탄생한 풀프레임 콤팩트 라인입니다.
렌즈 교환이 불가능한 일체형 구조지만, 그 제약을 ‘교환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으로 커버하는 것이 라이카 특유의 철학입니다.
Q3는 2023년 5월 출시된 현 세대 모델로, 6,030만 화소 풀프레임 CMOS 센서와 Maestro IV 프로세서를 탑재했습니다.
하이브리드 AF, 8K 동영상, 틸팅 LCD, 576만 화소 OLED 뷰파인더까지 갖춘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기체입니다.
Q3 43은 2024년 9월 이 Q3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오되 렌즈만 43mm로 바꿔 출시한 파생 모델입니다.
렌즈 하나의 차이가 모든 것을 바꾸는 이유

사진 출처 (hypebeast)
두 모델의 차이는 탑재된 렌즈 하나 뿐이지만, 이것이 촬영 스타일 전체를 갈라놓습니다.
라이카 Q3는 Summilux 28mm f/1.7 ASPH 렌즈를 씁니다.
28mm는 스마트폰 기본 카메라의 1배율 화각과 비슷해 일상 스냅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초점거리입니다.
f/1.7의 밝은 조리개 덕분에 어두운 실내나 야간 촬영에서도 노이즈 없이 깨끗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28mm에서 f/1.7로 개방했을 때 나오는 입체감 있는 보케는 ‘라이카 룩’이라 불리는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냅니다.
실내 공간 전체를 담거나 좁은 골목에서도 여유 있게 화각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이 렌즈의 가장 큰 무기죠.
매크로 모드 전환 시 최단 촬영 거리는 17cm까지 줄어들어 소품이나 음식 촬영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라이카 Q3 43 전용 렌즈를 사용해본 느낌
라이카 Q3 43은 전용 개발된 APO-Summicron 43mm f/2 ASPH 렌즈를 탑재합니다.
라이카가 43mm를 선택한 이유는 이 화각이 인간의 눈이 실제로 인식하는 시야와 가장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APO 렌즈는 색수차를 광학적으로 보정한 최고 등급 라이카 렌즈 계열입니다.
덕분에 최대 개방 상태에서도 주변부 화질 저하나 비네팅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물을 담을 때 왜곡 없이 자연스러운 비율로 표현됩니다.
눈에 초점이 맞은 순간 배경이 부드럽게 녹아드는 보케의 질감은 28mm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여줍니다.
크롭 기능도 두 모델이 다릅니다.
Q3는 35, 50, 75, 90mm 화각으로 크롭이 가능하고, Q3 43은 60, 75, 90, 120, 150mm까지 크롭 범위가 늘어납니다.
라이카 Q3 장점과 단점

사진 출처 (artedimano)
장점은 먼저 범용성입니다.
28mm는 풍경, 건축, 스냅, 여행, 음식, 접사까지 거의 모든 상황을 커버합니다.
혼자 여행을 다니거나 카메라 한 대로 다양한 상황을 소화해야 하는 사람에게 Q3의 28mm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f/1.7의 밝은 조리개는 저조도 환경에서 Q3 43보다 반 스톱 이상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디지털 크롭을 활용하면 28mm 한 장으로도 35mm, 50mm, 75mm, 90mm 화각의 사진을 후보정 없이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인물 사진 촬영에서 아쉬운 점
단점은 인물 사진에서 드러납니다.
28mm는 가까운 거리에서 인물을 찍으면 얼굴 주변부에 미세한 왜곡이 생깁니다.
이 왜곡은 광각 렌즈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한 f/1.7임에도 28mm 화각의 특성상 동일 거리에서 찍으면 피사계 심도가 43mm보다 깊어 배경 분리감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광각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사용자에게는 구도 잡기가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라이카 Q3 43 장점과 단점

사진 출처 (hypebeast)
장점은 광학 성능의 완성도입니다.
APO-Summicron 43mm 렌즈는 개방에서도 흠잡을 곳이 없는 주변부 해상력과 색 재현력을 보여줍니다.
43mm 화각은 인물과 카메라 사이의 거리감이 편안해 피사체가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도록 돕습니다.
표준 화각에 가까운 시야는 뷰파인더로 보이는 장면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가장 가까워 구도 잡기가 직관적입니다.
크롭 범위도 최대 150mm까지 늘어나 망원 표현의 여지가 더 넓어집니다.
그레이 가죽 질감의 투톤 바디는 기존 Q3의 올블랙과 다른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만족스러운 선택지입니다.
1천만 원이 넘는 지나친 가격
단점은 가격과 렌즈 돌출부입니다.
국내 가격은 약 1,223만 원으로 Q3보다 비쌉니다.
43mm 렌즈의 경통 길이 때문에 Q3보다 앞부분이 약 5mm 더 돌출되고 무게도 약간 더 나갑니다.
실내 공간이나 좁은 장소에서는 28mm가 훨씬 여유로운 프레임을 제공합니다.
f/2.0 조리개는 f/1.7 대비 저조도 성능이 약간 불리합니다.
그리고 충전기가 기본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은 이 가격대에서 아쉬운 부분입니다.
직접 써본 느낌에서 받은 결정적 차이
두 카메라를 모두 써본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Q3는 ‘나가는 카메라’고 Q3 43은 ‘만나는 카메라’입니다.
Q3는 거리로 나가 무엇이든 찍어오고 싶을 때 손이 먼저 갑니다.
28mm의 넓은 시야가 세상 전체를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면 Q3 43은 누군가와 마주 앉아 그 순간을 기록할 때 더 빛납니다.
43mm가 주는 눈높이의 자연스러운 시야가 피사체와의 거리감을 좁혀주고, APO 렌즈가 그 순간을 정밀하게 새겨냅니다.
AF 성능, 센서, 프로세서, 뷰파인더, 동영상 기능은 두 모델이 완전히 동일합니다.
하이브리드 AF의 추적 성능은 일상 스냅과 인물 촬영 모두에서 충분히 빠릅니다.
두 모델의 공통적인 아쉬움을 꼽자면 배터리 지속 시간으로, 하루 종일 들고 나가면 여분 배터리가 거의 필수에 가깝습니다.
각 모델에 적합한 라이프 스타일

사진 출처 (leica-camera)
라이카 Q3는 여행, 스냅, 풍경, 건축을 주로 촬영하는 사람, 저조도 촬영 빈도가 높은 사람에게 권합니다.
라이카 Q3 43은 인물 사진을 즐기는 사람, 표준 화각이 익숙한 사람, APO 렌즈의 색 재현력을 우선시하는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가격 차이는 있지만 두 모델 모두 ‘이 가격이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합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촬영을 마치고 사진을 열어볼 때의 만족감은 다른 카메라와는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영상 출처 (seoulian)
라이카 Q3와 Q3 43, 두 카메라의 차이는 렌즈 하나지만 그 렌즈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꽤 다릅니다.
폭을 넓게 담고 싶다면 Q3, 깊이 담고 싶다면 Q3 43이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정확할 거라 생각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두 카메라 모두 출사로 나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동일합니다.
그것이 결국 라이카가 여전히 높은 가격임에도 인기를 얻는 이유일 것입니다.
*라이카 Q3 43로 인물사진을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사실 카메라에 잘 나오는 얼굴 상이 따로 있는데요. 강아지상, 고양이상, 두부상, 과즙상 등 여러 얼굴 상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부상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바로 확인해 보세요.


